🔄 금연은 한 번의 성공보다, 실패를 다루는 방식으로 결정돼요
금연은 한 번에 성공하는 게 아니라, 실패를 다루는 방식으로 결정돼요.
금연에 성공한 사람을 보면 한 번에 끊은 것처럼 보일 때가 있어요.
어느 날 딱 끊고 그대로 지금까지 온 사람. 그렇게 보여요. 본인이 그렇게 말하기도 해요. 끊기로 마음먹으니 그냥 끊었을 뿐이라고.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여러 번 실패한 사람은 입을 다물어요.
나한테는 무리라고 생각해요.
진심이 부족했다고 생각해요.
의지가 약한 쪽의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금연의 현실은 훨씬 어질러져 있어요.
끊으려 한 날이 있고, 못 끊은 날이 있어요. 며칠 이어진 금연이 있고, 술자리에서 무너진 밤이 있어요. 한 개비만 피울 생각이었는데 갑으로 돌아간 적이 있어요. 가족에게 말 못 한 재흡연이 있어요. 금연 앱을 지운 적이 있어요. 금연 클리닉을 알아보고 결국 안 간 적이 있어요.
그 전부를 그냥 실패라고 부르면 아무것도 남지 않아요.
하지만 거기엔 정보가 남아 있어요.
어떤 장면에서 돌아갔는지. 어떤 시간대가 위험했는지. 어떤 변명을 썼는지. 누구와 있을 때 약해지는지. 한 개비 피운 뒤 바로 돌아왔는지, 아니면 그대로 흡연 생활로 돌아갔는지.
금연은 한 번에 성공이냐 실패냐로 나누기엔 너무 복잡해요.
해외의 금연 연구에서는 성공까지 여러 번의 시도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해요. 시도 횟수의 추정에는 폭이 있지만, 적어도 '한 번 실패하면 안 맞는다'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오히려 여러 번 시도하는 가운데 자기가 무너지는 방식을 알아 가는 사람이 더 많아요.
한 번에 못 끊은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에요.
다만 실패를 매번 같은 형태로 끝내는 건 아까워요.
술자리에서 피웠는데 다음에도 똑같이 술자리에 가요. 집에 담배를 남겨 두고 피웠는데 다음에도 남겨 둬요. 스트레스로 무너졌는데 다음에도 스트레스받는 날의 도피처를 준비하지 않아요. 한 개비 피운 뒤 못 돌아왔는데 다음에도 '한 개비면 괜찮다'고 생각해요.
그건 실패가 나쁜 게 아니라, 실패를 쓰지 않고 있는 거예요.
금연은 실패하지 않는 사람만 성공하는 게 아니에요.
실패한 뒤에 형태를 조금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이어 나가요.
다음 금연은 지난번과 같지 않아도 돼요.
시작일도, 방법도, 지원을 쓰는 법도, 위험한 장면을 피하는 법도 전부 바꿔도 돼요.
한 번에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의 이야기는 깔끔해요.
하지만 여러 번 실패한 사람에게는 깔끔하지 않은 만큼 재료가 있어요.
어디서 무너지는지 알아요.
어떤 변명에 약한지 알아요.
어떤 시간이 위험한지 알아요.
그걸 자신을 탓하는 재료로 쓸지, 다음 작전으로 쓸지에 따라 금연은 달라져요.
금연은 실패 없는 외길이 아니에요.
돌아갈 뻔한 자리에 표시를 남기면서, 조금씩 길을 바꿔 가는 작업이에요.
참고 자료:
・CDC "Smoking Cessation: Fast Facts"
・"Estimating the number of quit attempts it takes to quit smoking successfully" / BMJ Open
・"Reasons for and Scenarios Associated with Failure to Cease Smoking" / PMC